Wednesday, November 4, 2009

사말추론가

박제원
죽음

죽음이여 죽음이여 어떤것이 죽음인고
혼이있다 없어지면 이가진실 죽음이라
초목에도 죽음있고 금수에도 죽음있고
어별에도 죽음있고 생혼하나 뿐이로다
생혼한번 없어지면 풀과나무 죽음이라
금수어충 어떡하뇨 생혼각혼 겸하였다
생혼각혼 없어지면 금수어충 죽음이라
말물중에 귀한사람 무슨혼이 갖추었나
생혼각혼 겸한중에 영혼또한 포함이라
영혼육신 결합하여 사람하나 되었도다
영혼이란 무엇이뇨 기함병오 애욕이요
육신이란 무엇이뇨 이목구비 수족이라
육신이란 어디있나 영혼속에 활동이라
생각영이 떠났으면 사람마다 죽음이라
영혼사정 어떠하뇨 죽음후에 썩는도다
우리사람 죽기전에 귀천경중 분별하세
불사불멸 귀중하고 죽고썩음 경천이라
슬프고도 애닯도다 우주간에 많은사람
귀중에는 등한하고 경천에는 힘을쓴다
영혼에는 소홀하고 육신에는 친절하다
육신하나 으뜸으로 부귀공명 도모하고
육신하나 주장으로 금은재백 모리하고
육신하나 치장으로 능나금수 사치하고
육신하나 살찌기로 진수성찬 공궤하고
육신하나 안락으로 고대광실 경영하고
육신하나 쾌락으로 음악음락 방종하고
육신하나 상전으로 천백사에 종이된다
죽음이여 죽음이여 다시한번 생각하세
죽음뜻과 죽음말이 본성안에 박혀있어
사사촉처 죽음이오 말끝마다 죽음이라
머리아퍼 죽겠구나 배가고파 죽겠구나
몸이추워 죽겠구나 정신없어 죽겠구나
분이나서 죽겠구나 원통하여 죽겠구나
보기싫어 죽겠구나 반가워서 죽겠구나
근심으로 죽겠구나 우수워서 죽겠구나
피치못할 죽음길이 육신에게 종향이라
죽음말은 항상하나 죽음일에 예비없다
이세상에 있는것이 일정도리 세가지라
한번난후 한번죽음 사람마다 알고있고
죽음기한 당할때에 버릴줄을 알고있다
부모형제 다버리고 아내자식 다버리고
남전북답 다버리고 재산가옥 다버리고
장구할줄 믿던것을 삽시간에 다버리고
날때부터 장성까지 장성으로 죽기까지
같이살던 이육신도 널속에다 버려두고
고독하다 이영혼이 세상밖에 떠나간다
심판
심판이여 심판이여 심판말이 무섭도다
이심판을 누가하나 천주엄히 집행하니
망사영혼 홀로꿇어 두가지로 판결된다
공있는이 상을받고 죄있는이 벌받는다
착한이는 복안이오 악한이는 벌안이라
복안벌안 두가지가 뉘게로써 좇아오나
자유세상 있을때에 마음대로 한것이라
천주계명 지켰으면 오늘날에 복안이고
마귀유인 따랐으면 오늘날에 벌안이라
영혼육신 갈렸으니 면치못할 심판이라
엄하여도 심판이오 두려워도 심판이라
공의하신 천주시니 일분사정 없으시고
무소부지 천주시니 호말이나 속지않고
위에없는 천주시니 불복할수 다시없고
무소부재 천주시나 피할곳이 전혀없고
보수하는 이때이니 용서할수 없음이라
사람마다 문서있어 사언행위 실렸도다
착한일도 실려있고 악한일도 기록되어
한가지도 틀림없이 명백하게 다있도다
밝은천주 안전에는 이왕없고 미래없어
현재하나 뿐인고로 모든것이 앞에있다
네평생에 행한일을 네가지금 다시보라
떨고떨며 살펴보니 여합부절 틀림없다
은밀하게 하던일이 드러나게 앞에있고
마음속에 생각한일 형상으로 앞에있고
경한줄로 알던것이 중대하게 앞에있고
죄아닌줄 알던것이 큰관계가 되어있고
공인줄로 알던것이 벌감으로 되었도다
기탄없이 지낸것이 생각외에 무섭도다
교오간인 미색이여 분노탐도 질투해태
일곱가지 각죄종은 이마당에 화앙이오
겸손시사 정결이며 인내담박 인애흔근
일곱가지 극기덕은 이마당에 향복이라
세상만물 주신것을 예사로이 알았더니
잘못쓰고 잘못쓴걸 세밀하게 찰고하고
성사은총 주신것을 등한하게 여겼더니
보존하고 저버린것 엄숙하게 살피신다
무슨말로 대답하고 무슨꾀로 핑계할까
내탓으로 이른일을 누구에게 칭원할꼬
자주장을 주실때에 두가지로 항상있다
진도있고 가도있어 허도있고 실도있고
고도있고 락도있고 불도있고 물도있다
모든일을 행할때에 양심대로 가리어라
자유권을 거둘때에 살핀후에 판단이라
소연하고 명백하게 이심판을 마친후에
자비하신 천주게서 선자에게 이르시대
충성실을 이영혼아 너위하여 예비한곳
즐겁고도 명랑하니 어서바삐 들어가라
엄위하신 천주께서 악자에게 이르시대
즈기여운 이영혼아 나를떠나 멀리가서
밖에있는 어둔옥에 멸치않는 불로가라
천당
천당이야 천당이야 항상믿고 바랬더니
용약하는 네영혼이 천당복지 들어왔다
삼구전쟁 싸우다가 승전하고 돌아왔네
개가한번 불러볼까 알렐루야 알렐루야
눈을들어 첨망하니 천주삼위 좌정이라
전전긍긍 나아가서 흠숭지례 드리도다
거울속에 보던천주 당면하여 뵈옵도다
천주성명 천주성의 나타나고 앎음이라
삼위일체 깊은도리 알아듯지 못하더니
주의앞에 와서보니 밝히알고 밝히본다
한체에는 세위시오 세위에는 한체시라
전능전지 전선이오 만선미호 갖추셨다
무형무상 순신이오 무시무종 자재시라
지존무대 왕이시요 유일무일 주재시라
주치않에 항상살어 잃을위험 다시없네
우편에로 바라보니 성모님이 앉으셨네
공순순양 나아가서 상경지례 드리도다
머리위에 쓰인화관 열두별로 꾸민면류
만피성총 받은영광 천주다음 으뜸이라
천ㅈ성부 딸이시요 천주성자 모친이라
천주성신 짝이시오 모든신성 모황이라
천국조성 원후시오 천주성회 주보시라
천주께서 베푼은혜 성모수중 모여있다
마리아의 별아니면 죄악바다 빠졌겠다
성모여인 발아니면 배암머리 누가밟어
천주성모 산아니면 의노팔을 누가잡어
천주성모 젖아니면 구세주를 누가길러
천주성모 입아니면 전구전달 누가할까
천주성모 도우으로 본고향에 찾아왔다
자애로운 우리모친 잃을위험 다시없다
모든천신 성인에게 공경지례 드리도다
두루두루 살펴보니 구품천신 둘러있다
치지좌권 주의능력 견사지주 견사지작
아홉품에 각각이름 귀하고도 높으도다
치명하신 성인성녀 붉은화관 받으시고
수정하신 정남정녀 결백화관 받으시고
천주대리 신품자들 개교화관 방으셨네
많고많은 사람중에 병신없고 노유없다
광명하고 신속이며 투철하고 무상손은
사기지은 입었으니 이런영광 어디있나
성경천향 태평역과 낙토정길 수무강은
육복지소 이아닌가 손락지가 여기로다
높고낮은 천당보라 자리마다 임자있다
높은공덕 높은자리 낮은공덕 낮은자리
각각사람 공로대로 각각자리 차지하니
찬란하다 영광이오 풍후하다 복락이여
명오기암 충만하니 원할것이 다시없네
높고낮은 질투없고 많고적은 수기없다
한결같은 애덕으로 천주은총 사죄하니
한정억는 영광이오 마침없는 복락이라
진복진락 가득하여 오래가도 슬픔없다
화초동산 들어가니 사시없는 장춘이오
지락샘에 마셔보니 갈치않은 장유수라
새소리를 들어보니 일백년이 하루같다
이당안에 있는것이 영원불변 장구하다
개선지회 들었으니 신덕망덕 쓸데없고
애덕하나 사랑으로 주모신성 사랑한다
서로서로 사랑하여 끝이없는 이사랑이
처음같이 이제부터 무궁세에 이르리라
천당락이 이러하니 누가원치 아니할까
지옥
세상에서 있을때에 지옥말만 들었더니
흉참하다 이영혼이 지옥중에 정말왔다
지옥학왕 높이않어 저를보고 하는말이
네이마에 박힌인호 볼수없는 원수로다
옥졸들에 분부하대 저인호를 없이하라
옥졸들이 청녕후에 불끌불창 갈터들고
벌떼같이 달려들어 마구파고 마구찔러
이마골이 부서지고 머리골이 미란어라
암만하니 없어지나 암만하니 사라지나
이인호는 무엇인고 성교봉행 하였을때
영세견진 두인호가 영원불멸 박혀있다
천주한분 얻었으면 아무괴롬 없을것을
천주한번 잃은것이 모든형벌 근본이라
한시간만 살았으면 회두개과 하련만은
다시사는 법이없다 영원무궁 실망이다
실고실고 들었더니 최상괴로 실고로다
각고각고 들었드니 죄벌마다 깨닫는다
귀에다가 벌을하대 네가전에 세상에서
노래음악 즐기더니 이제한번 들어보라
불호가를 들어보니 혼비백산 엎어진다
눈에다가 벌을하대 세상에서 있을때에
구경사색 원하더니 이제다시 둘러보라
천만가지 무서운것 천만가지 흉폭한것
가지각생 버렸으니 눈동자가 현미하다
코에다가 벌을하대 네가전에 세상에서
향취향액 탐하더니 이제또한 맡어보라
유황끓는 냄새이며 온갖육체 썩는냄새
기가막고 숨이차서 견딜수가 전혀없다
입에다가 벌을하대 세상에서 있을때에
논인장단 일을삼고 망증해서 잘말하고
무함비방 자주하고 음담자담 많이하고
악언폭단 습관으로 저주하기 잘하였다
혀줄기를 뽑아내어 불칼로다 난도한다
손과발을 동여매여 불가마에 던져두고
몸에다가 하는벌이 세상영화 많이받어
찬란의복 입었으니 불꽃옷을 입어보라
매일장취 하였으니 구리즙을 마셔보라
절대가인 첩을두어 오예한락 누렸으니
이제또한 첩을두어 음욕색욕 채워보라
두뿔톹인 대덩이가 온전신을 감고있다
부모에게 불휴하니 악마에게 휴경하라
부모간에 불합하니 악귀에게 친합하라
동기간에 불목하니 악신에게 화목하라
즈기여운 악마악귀 물고차고 보깨도다
각가지로 만난형벌 잠시라도 간단없다
세상에서 받는벌은 한간지식 뿐이로대
지옥에서 받는형벌 여러가지 겸하였다
불속에서 타는몸이 어름적이 되었도다
기갈되어 주린배가 포만하여 터지는듯
호랑사자 나오는중 악충독충 물고쏜다
지옥고를 비유하여 어떤성인 말씀하대
지구같은 큰바위를 새한마리 날러와서
천년마다 한번쪼아 그바위가 없어져도
지옥벌은 감치않고 지옥불은 멸치않다
길고넓은 바닷물을 새한마리 날러와서
천년마다 천년마다 한방울씩 물어가서
바다불이 다말러도 지옥불은 감치않다
지옥중에 시계있어 우는소리 영원이라
영원이여 영원이여 무궁무진 영원이라
만번죽어 없어지면 바람이나 있지많은
이바람도 아주없어 절치통곡 뿐이로다
죽은후에 원통하나 때가늦어 쓸데없다
미루고도 또미루면 지옥일정 네몫이다
우리사람 죽기전에 지옥묵상 자주하여
피하기로 힘을쓰고 면하기로 도모하라
칠십구세 늙은소경 이노래를 만들기는
소년에게 제공하여 사말묵상 권고하오
1931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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