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원
죽음
죽음이여 죽음이여 어떤것이 죽음인고
혼이있다 없어지면 이가진실 죽음이라
초목에도 죽음있고 금수에도 죽음있고
어별에도 죽음있고 생혼하나 뿐이로다
생혼한번 없어지면 풀과나무 죽음이라
금수어충 어떡하뇨 생혼각혼 겸하였다
생혼각혼 없어지면 금수어충 죽음이라
말물중에 귀한사람 무슨혼이 갖추었나
생혼각혼 겸한중에 영혼또한 포함이라
영혼육신 결합하여 사람하나 되었도다
영혼이란 무엇이뇨 기함병오 애욕이요
육신이란 무엇이뇨 이목구비 수족이라
육신이란 어디있나 영혼속에 활동이라
생각영이 떠났으면 사람마다 죽음이라
영혼사정 어떠하뇨 죽음후에 썩는도다
우리사람 죽기전에 귀천경중 분별하세
불사불멸 귀중하고 죽고썩음 경천이라
슬프고도 애닯도다 우주간에 많은사람
귀중에는 등한하고 경천에는 힘을쓴다
영혼에는 소홀하고 육신에는 친절하다
육신하나 으뜸으로 부귀공명 도모하고
육신하나 주장으로 금은재백 모리하고
육신하나 치장으로 능나금수 사치하고
육신하나 살찌기로 진수성찬 공궤하고
육신하나 안락으로 고대광실 경영하고
육신하나 쾌락으로 음악음락 방종하고
육신하나 상전으로 천백사에 종이된다
죽음이여 죽음이여 다시한번 생각하세
죽음뜻과 죽음말이 본성안에 박혀있어
사사촉처 죽음이오 말끝마다 죽음이라
머리아퍼 죽겠구나 배가고파 죽겠구나
몸이추워 죽겠구나 정신없어 죽겠구나
분이나서 죽겠구나 원통하여 죽겠구나
보기싫어 죽겠구나 반가워서 죽겠구나
근심으로 죽겠구나 우수워서 죽겠구나
피치못할 죽음길이 육신에게 종향이라
죽음말은 항상하나 죽음일에 예비없다
이세상에 있는것이 일정도리 세가지라
한번난후 한번죽음 사람마다 알고있고
죽음기한 당할때에 버릴줄을 알고있다
부모형제 다버리고 아내자식 다버리고
남전북답 다버리고 재산가옥 다버리고
장구할줄 믿던것을 삽시간에 다버리고
날때부터 장성까지 장성으로 죽기까지
같이살던 이육신도 널속에다 버려두고
고독하다 이영혼이 세상밖에 떠나간다
심판
심판이여 심판이여 심판말이 무섭도다
이심판을 누가하나 천주엄히 집행하니
망사영혼 홀로꿇어 두가지로 판결된다
공있는이 상을받고 죄있는이 벌받는다
착한이는 복안이오 악한이는 벌안이라
복안벌안 두가지가 뉘게로써 좇아오나
자유세상 있을때에 마음대로 한것이라
천주계명 지켰으면 오늘날에 복안이고
마귀유인 따랐으면 오늘날에 벌안이라
영혼육신 갈렸으니 면치못할 심판이라
엄하여도 심판이오 두려워도 심판이라
공의하신 천주시니 일분사정 없으시고
무소부지 천주시니 호말이나 속지않고
위에없는 천주시니 불복할수 다시없고
무소부재 천주시나 피할곳이 전혀없고
보수하는 이때이니 용서할수 없음이라
사람마다 문서있어 사언행위 실렸도다
착한일도 실려있고 악한일도 기록되어
한가지도 틀림없이 명백하게 다있도다
밝은천주 안전에는 이왕없고 미래없어
현재하나 뿐인고로 모든것이 앞에있다
네평생에 행한일을 네가지금 다시보라
떨고떨며 살펴보니 여합부절 틀림없다
은밀하게 하던일이 드러나게 앞에있고
마음속에 생각한일 형상으로 앞에있고
경한줄로 알던것이 중대하게 앞에있고
죄아닌줄 알던것이 큰관계가 되어있고
공인줄로 알던것이 벌감으로 되었도다
기탄없이 지낸것이 생각외에 무섭도다
교오간인 미색이여 분노탐도 질투해태
일곱가지 각죄종은 이마당에 화앙이오
겸손시사 정결이며 인내담박 인애흔근
일곱가지 극기덕은 이마당에 향복이라
세상만물 주신것을 예사로이 알았더니
잘못쓰고 잘못쓴걸 세밀하게 찰고하고
성사은총 주신것을 등한하게 여겼더니
보존하고 저버린것 엄숙하게 살피신다
무슨말로 대답하고 무슨꾀로 핑계할까
내탓으로 이른일을 누구에게 칭원할꼬
자주장을 주실때에 두가지로 항상있다
진도있고 가도있어 허도있고 실도있고
고도있고 락도있고 불도있고 물도있다
모든일을 행할때에 양심대로 가리어라
자유권을 거둘때에 살핀후에 판단이라
소연하고 명백하게 이심판을 마친후에
자비하신 천주게서 선자에게 이르시대
충성실을 이영혼아 너위하여 예비한곳
즐겁고도 명랑하니 어서바삐 들어가라
엄위하신 천주께서 악자에게 이르시대
즈기여운 이영혼아 나를떠나 멀리가서
밖에있는 어둔옥에 멸치않는 불로가라
천당
천당이야 천당이야 항상믿고 바랬더니
용약하는 네영혼이 천당복지 들어왔다
삼구전쟁 싸우다가 승전하고 돌아왔네
개가한번 불러볼까 알렐루야 알렐루야
눈을들어 첨망하니 천주삼위 좌정이라
전전긍긍 나아가서 흠숭지례 드리도다
거울속에 보던천주 당면하여 뵈옵도다
천주성명 천주성의 나타나고 앎음이라
삼위일체 깊은도리 알아듯지 못하더니
주의앞에 와서보니 밝히알고 밝히본다
한체에는 세위시오 세위에는 한체시라
전능전지 전선이오 만선미호 갖추셨다
무형무상 순신이오 무시무종 자재시라
지존무대 왕이시요 유일무일 주재시라
주치않에 항상살어 잃을위험 다시없네
우편에로 바라보니 성모님이 앉으셨네
공순순양 나아가서 상경지례 드리도다
머리위에 쓰인화관 열두별로 꾸민면류
만피성총 받은영광 천주다음 으뜸이라
천ㅈ성부 딸이시요 천주성자 모친이라
천주성신 짝이시오 모든신성 모황이라
천국조성 원후시오 천주성회 주보시라
천주께서 베푼은혜 성모수중 모여있다
마리아의 별아니면 죄악바다 빠졌겠다
성모여인 발아니면 배암머리 누가밟어
천주성모 산아니면 의노팔을 누가잡어
천주성모 젖아니면 구세주를 누가길러
천주성모 입아니면 전구전달 누가할까
천주성모 도우으로 본고향에 찾아왔다
자애로운 우리모친 잃을위험 다시없다
모든천신 성인에게 공경지례 드리도다
두루두루 살펴보니 구품천신 둘러있다
치지좌권 주의능력 견사지주 견사지작
아홉품에 각각이름 귀하고도 높으도다
치명하신 성인성녀 붉은화관 받으시고
수정하신 정남정녀 결백화관 받으시고
천주대리 신품자들 개교화관 방으셨네
많고많은 사람중에 병신없고 노유없다
광명하고 신속이며 투철하고 무상손은
사기지은 입었으니 이런영광 어디있나
성경천향 태평역과 낙토정길 수무강은
육복지소 이아닌가 손락지가 여기로다
높고낮은 천당보라 자리마다 임자있다
높은공덕 높은자리 낮은공덕 낮은자리
각각사람 공로대로 각각자리 차지하니
찬란하다 영광이오 풍후하다 복락이여
명오기암 충만하니 원할것이 다시없네
높고낮은 질투없고 많고적은 수기없다
한결같은 애덕으로 천주은총 사죄하니
한정억는 영광이오 마침없는 복락이라
진복진락 가득하여 오래가도 슬픔없다
화초동산 들어가니 사시없는 장춘이오
지락샘에 마셔보니 갈치않은 장유수라
새소리를 들어보니 일백년이 하루같다
이당안에 있는것이 영원불변 장구하다
개선지회 들었으니 신덕망덕 쓸데없고
애덕하나 사랑으로 주모신성 사랑한다
서로서로 사랑하여 끝이없는 이사랑이
처음같이 이제부터 무궁세에 이르리라
천당락이 이러하니 누가원치 아니할까
지옥
세상에서 있을때에 지옥말만 들었더니
흉참하다 이영혼이 지옥중에 정말왔다
지옥학왕 높이않어 저를보고 하는말이
네이마에 박힌인호 볼수없는 원수로다
옥졸들에 분부하대 저인호를 없이하라
옥졸들이 청녕후에 불끌불창 갈터들고
벌떼같이 달려들어 마구파고 마구찔러
이마골이 부서지고 머리골이 미란어라
암만하니 없어지나 암만하니 사라지나
이인호는 무엇인고 성교봉행 하였을때
영세견진 두인호가 영원불멸 박혀있다
천주한분 얻었으면 아무괴롬 없을것을
천주한번 잃은것이 모든형벌 근본이라
한시간만 살았으면 회두개과 하련만은
다시사는 법이없다 영원무궁 실망이다
실고실고 들었더니 최상괴로 실고로다
각고각고 들었드니 죄벌마다 깨닫는다
귀에다가 벌을하대 네가전에 세상에서
노래음악 즐기더니 이제한번 들어보라
불호가를 들어보니 혼비백산 엎어진다
눈에다가 벌을하대 세상에서 있을때에
구경사색 원하더니 이제다시 둘러보라
천만가지 무서운것 천만가지 흉폭한것
가지각생 버렸으니 눈동자가 현미하다
코에다가 벌을하대 네가전에 세상에서
향취향액 탐하더니 이제또한 맡어보라
유황끓는 냄새이며 온갖육체 썩는냄새
기가막고 숨이차서 견딜수가 전혀없다
입에다가 벌을하대 세상에서 있을때에
논인장단 일을삼고 망증해서 잘말하고
무함비방 자주하고 음담자담 많이하고
악언폭단 습관으로 저주하기 잘하였다
혀줄기를 뽑아내어 불칼로다 난도한다
손과발을 동여매여 불가마에 던져두고
몸에다가 하는벌이 세상영화 많이받어
찬란의복 입었으니 불꽃옷을 입어보라
매일장취 하였으니 구리즙을 마셔보라
절대가인 첩을두어 오예한락 누렸으니
이제또한 첩을두어 음욕색욕 채워보라
두뿔톹인 대덩이가 온전신을 감고있다
부모에게 불휴하니 악마에게 휴경하라
부모간에 불합하니 악귀에게 친합하라
동기간에 불목하니 악신에게 화목하라
즈기여운 악마악귀 물고차고 보깨도다
각가지로 만난형벌 잠시라도 간단없다
세상에서 받는벌은 한간지식 뿐이로대
지옥에서 받는형벌 여러가지 겸하였다
불속에서 타는몸이 어름적이 되었도다
기갈되어 주린배가 포만하여 터지는듯
호랑사자 나오는중 악충독충 물고쏜다
지옥고를 비유하여 어떤성인 말씀하대
지구같은 큰바위를 새한마리 날러와서
천년마다 한번쪼아 그바위가 없어져도
지옥벌은 감치않고 지옥불은 멸치않다
길고넓은 바닷물을 새한마리 날러와서
천년마다 천년마다 한방울씩 물어가서
바다불이 다말러도 지옥불은 감치않다
지옥중에 시계있어 우는소리 영원이라
영원이여 영원이여 무궁무진 영원이라
만번죽어 없어지면 바람이나 있지많은
이바람도 아주없어 절치통곡 뿐이로다
죽은후에 원통하나 때가늦어 쓸데없다
미루고도 또미루면 지옥일정 네몫이다
우리사람 죽기전에 지옥묵상 자주하여
피하기로 힘을쓰고 면하기로 도모하라
칠십구세 늙은소경 이노래를 만들기는
소년에게 제공하여 사말묵상 권고하오
1931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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